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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경제 신문고

[자투리경제] ‘작은 도둑과 큰 도둑’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가급적 많은 돈을 빌려라’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당국의 채무재조정 과정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잘나갈 때 덩치만 키우다 이 모양 이 꼴이 됐는데요. 무엇보다 채무재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경영진들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작은 도둑과 큰 도둑

대도(大盜)는 죽지 않는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가급적 많은 돈을 빌려라

 

그 이유는 많은 돈을 빌리기만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여러 사람이 엮어있기에 함부로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출을 주선해준 담당자는 물론 지점장, 은행장들도 책임을 져야 하기에 돈을 빌린 사람에게 결국은 끌려다니게 된다는 것을 빗댄 말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좋은 사례입니다.

 

결국은 정부가 P플랜으로 으름장을 놓으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채권자들로부터 항복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더 이상 추가 지원은 없다는 말을 5개월도 지나지 않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산업은행은 회사채에 사실상 지급 보증을 해 주는 안 좋은 선례까지 만들었습니다. 산업은행은 회사채 원리금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이행확약서를 채권단들에게 제출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투자를 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손실을 감수합니다. 이익이 나도 자기 몫이고 손실이 나도 자기 책임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산업은행이 하는 것을 보면, 이 원칙과 논리에 어긋납니다.

 

지난 201510월 대우조선에 4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집어 넣을 당시 추가 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 지난해 12월에 28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해줬습니다. 이번 대책까지 포함할 경우 대우조선에 지원될 자금은 무려 14조원입니다.

 

파산시키는 데 들어갈 비용(59조원)이 더 크고 실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기에 추가지원을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빌릴 수 있는데 까지 마구 빌려라라는 말이 통하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지난 17일 오전 10시에 열린 첫 사채권자 집회 찬성률은 99.99%였습니다사채권자들은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고 국민연금이 결정한 대로 따라 했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될 경우 국민연금이 결정이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그렇게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간단한 사안도 아니고 차기 정부에서도 논의를 해도 될 것인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입니다.

 

물론 국가경제에 중요한 사안인 만큼 서둘러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하지만 차기 정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본인의 치적을 하나 더 쌓는 계기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출처 : 자투리경제 (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