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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취미-공연

[자투리경제] 부추의 놀라운 효능, 알고 계셨나요?

 

 

 

부추는 달래과에 속하는 풀이며, 잎을 구채, 씨를 구자라고 하며, 씨를 물에 담가 싹이 나게 한 것을 구황이라고 한다. 부추는 원래 들이나 야산에서 자라는 야생식물로 한번 뿌리를 내리면 쉽사리 죽지 않는다.

농가 주택의 담 밑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곳에서나 부추가 자라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부추는 자연적으로 생긴 경우가 많으며,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꿋꿋하게 자란다. 간혹 부추 사이에 자라는 잡초를 뽑아주기만 하면 된다. 부추는 조금 자란 뒤에 잘라 먹어도 며칠 후면 자라므로 수시로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척박한 땅에서 비료를 따로 주지 않아도 잘 자라며, 병충해도 거의 없어 유기농으로 재배하기가 쉽다. 집 안에 뜰이 있다면 몇 포기만 뿌리째 옮겨 심어놓으면 수시로 먹을 수 있다. 

부추는 원래 중국의 서부 지방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마늘과 함께 재배되어 왔다. 부추는 겨우내 땅속에서 뿌리를 간직하고 있다가 이른 봄에 새싹이 나와 우리 조상들의 식탁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초봄에 수확한 부추는 기력을 완성하게 해주는 효력이 뛰어난 식품으로 여겨왔다. 그래서인지 ‘봄 부추는 아들 보다는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아들에게 주어 며느리 좋은 일 시키느니 차라리 사위에게 주는 편이 낫다는 뜻이다. 특히 봄철에 나오는 부추는 효능이 뛰어나 인삼이나 녹용과도 안 바꾼다고 하여 귀하게 여겨왔다.

부추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부추 100g에는 비타민 A가 0.5mg, 비타민 C도 37mg 정도 들어있다. 비타민 A는 암세포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암 효과가 있어 폐암과 후두암, 식도암, 전립선암, 자궁암 등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A는 장시간 컴퓨터에 앉아 있어 피로해지기 쉬운 눈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A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수분이 부족하여 거칠어진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비타민 C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결합조직을 튼튼하게 하므로 결핍되면 잇몸이 약해져 피가 나오게 된다. 또한 비타민 C는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며, 헬리코박터균이 위장의 점막을 공격할 때 생기는 위해산소를 차단하여 위암의 발생률을 낮춘다.

부추에는 쌀밥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 B2가 풍부하여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줄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부추 100g에는 빈혈예방에 좋은 철분이 2.9mg이나 들어 있다. 부추에는 나트륨을 배출시켜 주는데 도움이 되는 칼륨 성분이 부추 100g에 446mg이나 들어 있다.

따라서 된장찌개에 부추를 넣으면 소금 속에 들어 있는 나트륨을 부추가 체외로 배설시켜주기 때문에 된장과 부추는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부추의 진한 녹색색소에는 햇볕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가 듬뿍 들어 있다. 엽록소는 피를 만드는 조혈작용에 효과적이고,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어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액 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이 있어 항암작용을 한다. 엽록소가 풍부한 채소를 매일 먹는 사람은 위암 발병률이 35%, 대장암 발병률이 4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추는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서 먹기보다 독특한 향과 아리는 듯한 맛 때문에 먹는다. 부추는 항미생물질인 독특한 유황아릴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미생물을 죽이는 구실을 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암을 억제한다. 부추에 들어 있는 유황아릴화합물은 피를 맑게 하는 작용도 하여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부추를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한방에서는 부추를 정력제, 만성 설사, 변비증, 식욕증진 등에 쓴다. 부추는 간을 보호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특이한 냄새가 나는 유황아릴화합물이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부추는 강장작용이 있고, 설사나 복통에 효과가 있으며, 정력에 좋다 하여 사찰에서는 금기시하는 식품인데 이는 모두 유황아릴화합물 때문이다.

우리말에 부추장아찌, 부추죽, 부추즙, 부추빈대떡, 부추떡 등의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부추를 꽤 많이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에도 부추는 생으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하고 살짝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하며, 튀김이나 볶음으로 먹을 수도 있다. 또 액젓 양념에 버무려 김치로 즐겨도 좋고, 상큼한 오이와 함께 오이소박이김치를 담가 먹어도 별미이다.

<글 :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