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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볼거리-먹거리

[자투리경제]'내숭놀이공원'…감추기만 한다 vs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같이 즐긴다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엉뚱함' '파격' '당돌함' '자유분방'

한국화가 김현정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아이콘'이 아닌가 싶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하고 우아하고 정숙한 모습이지만, 그 내면을 솔직하게 마음껏 드러내고자 하는 한 여인네의 또다른 속마음. 그 마음과 김 작가의 내면세계는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그림 속의 그녀는 바로 작가 김현정이다.

남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이단아의 새로운 시도로 깎아내려야 할까.

 

기존 고루한 틀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그대로의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우리 인간들 모두들 다 그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풀어헤치고 싶어한다. 다만 그 표현의 방법과 정도에서 각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난친 일탈행위로 주위를 소란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수위와 속도를 조절해가면 하나씩 천천히 하는 사람들도 있다. 때론 엄중한 자기 억제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를 하면서 극단적인 방법으로 수양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욕구를 마냥 억누르고 참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가는 누구나 내면 속에 갖고 있는 감정의 변화와 흐름을 그림을 통해 대신 말해준다.  때론 슬픔에 빠져 있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주듯이, 일상에 갇힌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억제하기 보다는 편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즐겁게 해주는 것은 더더욱 좋다.

나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동시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표현방법 중 하나. 이것을 우리는 내숭이라고 말한다. 내숭은 상대방과의 일정 간격을 두고자 하는 심리표현의 한 수단이다.

그동안 한국적 내숭은 예의와 정숙, 단아함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친 내숭은 결국 자신의 세계에만 갖히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상대방과의 공감대를 전혀 형성할 수 없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 저도 이렇게 하고 싶어한답니다"를 말한다. 내숭녀는 어떻게 보면 한국인 여성 모두들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숭이라고 하지만 누구나 처음에는 감추고 싶어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어 "Excuse Me"는 실례합니다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던지는 인삿말이다. 상대방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아무리 붙임성있고 개방적이라고 해도 처음에는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람이 있고 적게 걸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전시를 하는 사람과 그냥 쳐다보는 사람. 연극을 하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 둘 사이에는 아주 큰 간격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그마한 부분에서 서로 뜻이 통하면 그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더 가까워지면 감정이입을 통해 서로의 내면까지 교환하게 된다. 

일치가 됐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주고 받는 쪽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고를 되풀이 하면서 하나가 되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하나되기를 그림 속 김현정 작가는 우리에게 손짓하면서 말한다. 같이 하자고. 소통하면서 같이 느끼자고.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