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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투자 포인트

[자투리경제] 밸류에이션과 수급 환경은 여전히 대형주에 우호적

 


[자투리경제=윤영선 SNS에디터] 전 고점에 가까워 질 수록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시장이 코스피다. 박스피라는 오명을 덧씌운지 반(半)십년이 지났지만 과거의 경험을 잊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재 ‘전 고점 부근’이라는 기술적 의미 이외에 다른 부담요인의 실체는 아직 불분명 하다. 올해 외국인 수급이 2100선 이후에 더 집중되는 배경에는 국내증시의 견고한 펀더멘탈이 자리한다. 그리고 밸류에이션 역시 바닥 수준이다. 환율을 비롯한 여타 금융지표도 번잡한 뉴스 플로우와 달리 차분한 양상을 유지 중에 있다.

 

더불어 국내의 정치적 이슈 또한 그 소멸시효를 앞둔 상황이다. 즉 그간 코스피의 하락요인으로 지목 되던 제반 변수들이 여전히 중립 이하의 스탠스를 보이고 있음에도 막연한 불안감이 걸음을 더디게 했다.

 

그러나 이제 현 증시가 반영중인 모멘텀은 뚜렷한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실적개선이라는 사실을 서둘러 인지해야 할 것이다.

 

# 3월 이후 더 강한 외국인 순매수, 2100pt 이후에 더 적극적

 

올해 외국인 순매수 누적 규모는 21일 현재 5.5조원 수준으로 이미 전년도 순매수 금액 12조원의 절반에 이른다. 신흥 시장의 회복세와 맞물려 국내에도 원활한 해외 유동성이 공급된 결과다. 특징적인 것은 이 중 3.5조원 가량이 3월 이후 유입 됐다는 점이다.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은 KOSPI 지수가 2100pt를 돌파한 이후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의 경우 지속된 펀드 환매자금 유출로 매도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개인 투자자 역시 반복된 박스권 돌파 실패에 따른 불안 심리로 적극적 매수대응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수급 주체 중에서 경기환경과 펀더멘탈을 고려한 투자가 가능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로 한정될 것이며, 현 기조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들의 컨센서스라 유추해 볼 수 있겠다.

 

실제 신흥국 향(向) 글로벌 자금은 올해 추세적인 유입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완화적 FOMC 여파로 환차익을 추종하기 위한 자금흐름
이 신흥시장 내에서 관찰되고 있다. FOMC(15일) 이후 선진 대비 약 3% 초과수익을 달성한 신흥 주가지수가 그 근거 중 하나다.

 

# 가치를 보면 아직 재평가 여지가 많다

 

이러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신흥 시장의 본격적인 경기회복 기대감과 선진시장 대비 낮은 가치부담이 주된 동인이 돼 지속되고 있다. 선진국부터 발현된 인플레이션 모멘텀은 원자재 생산에 특화된 신흥국을 시작으로 자본재와 산업재 생산중심의 국가까지 단계별로 확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된 반면 주가의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국내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내에서도 가장 저평가 된 수준까지 이르렀다.

 

더불어 최근 집중된 외국인 매수 유입으로 과매수 우려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지만 신흥시장 자금유입이 올 1월 이후 지속됨을 감안했을 때 국내에 대한 외인 수급의 소진을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위험 요인의 소강, 그리고 학습효과

 

현재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여부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유가, 환율 등 주요 거시지표에서도 유의미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해당 지표들의 변동성은 역사적 저점 수준에 위치해 있어 시장의 위험선호가 여전히 견조함을 방증한다.

 

최근 유가와 금리의 하락으로 기존의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지만 추세가 훼손될 정도의 가격조정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 그리고 변동성 자체가 여전히 낮은 영역에 있어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할 가능성 또한 낮다.

 

유가와 금리 및 환율의 변동성은 매우 낮게 형성되어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VKOSPI) 역시 산출이래 최저 레벨에 있다. 즉 시장에 빈번히 노출되는 뉴스흐름과 달리 금융시장에 반영중인 미래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안정적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사드 이슈로 중국 향(向) 수익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걱정 역시 시장의 잠재 위험요인이 되고 있지만, 과거의 대만과 일본의 사례를 비춰 볼 때 펀더멘탈을 훼손할 정도의 파국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 곁가지 요인보다 핵심에 주목할 때

 

정리하면 현재 국내 증시는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에 연유한 견고한 실적을 근거로 상승을 진행 중이며, 이에 영향을 끼칠 외부요인은 아직 그 중요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여전히 낮은 가치 부담은 외국인 수급을 이끄는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표현되는 경기회복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은 신흥국의 주식시장이다. 가장 최근의 美 금리인상 시기인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 구간은 미국의 신(新) 경제 체제를 중심으로 신흥 시장의 완연한 경기회복이 관찰되던 때였다. 해당기간 신흥 주식시장은 70%에 가까운 상승세를 시현했으며, 국내 시장 역시 동기간 65% 내외의 높은 성장을 구가했다.

 

동일한 매커니즘을 현 시점에 적용해본다면,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근거하고 있으며, 최근 신흥 시장의 상대우위는 신훙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반응 승수로 설명될 수 있다. 국내 증시는 이러한 환경에서 높은 이익성장과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보유한 시장으로, 장기간 소외국면에서 본격적인 재평가 과정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아직 더 여유가 있는 KOSPI

 

현 증시의 특성 중 하나인 대형주 편중 심화는 당분간 더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1차적으로 현 수급 배경이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외국인 수급 역시 패시브 형태의 자금에 근거한다는 점 때문이다.

 

현 섹터 별 EPS 성장률과 밸류에이션 현황 역시 대형주 강세를 지지하는 양상이다.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섹터인 소비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P/B와 낮은 이익성장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틸리티와 금융 섹터의 경우 절대적으로 낮은 P/B 자체가 수급을 이끌 공산이 크다. 소재와 에너지 그리고 통신의 경우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의 균형이 돋보이며, IT 섹터의 경우 압도적인 이익 성장률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시장의 주도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현 KOSPI의 매력요인이 되는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매력 역시 중소형주가 아닌 대형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자투리경제 (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