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중장기적 관점에서 원자재 사이클은 이미 약세국면에 진입헸으며, 원자재 가격의 하락 현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이 높은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8년만에 변화될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기조 전환에 따른 유동성 흐름 변화와 실질금리 상승세, 저물가 기조 장기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중국 경기 불확실성 리스크, 글로벌 자금의 원자재 시장 이탈 현상, 원자재 시장을 대변하는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과잉 현상 심화에 따른 유가의 추가 조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9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미 연준의 QE 중단과 금리인상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와 원자재 수요를 좌지우지하는 중국 제조업의 체질 변화, 즉 구경제 중심에서 신경제 중심으로 구조 변화가 원자재 사이클 약세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이미 추세적 약세사이클에 진입한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추가 조정 흐름이 불가피해 하다는 것입니다.
이머징 경기와 금융시장 불안 흐름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원자재 가격 하락 흐름으로 한국 및 중국의 수출 경기회복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중국 경기사이클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부진한 원자재 사이클의 반등 전제조건, 즉 꼬여있는 원자재 시장의 실타래를 풀어 줄 수 있는 계기는 역시 중국 경기 반등일 것이라고 하이투자증권측은 전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경기 경착륙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 실시를 통해 경기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원자재 가격지수를 대변하는 CRB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저점 수준을 하향 돌파하면서 원자재 가격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재를 대변하는 금 가격의 경우 이미 11년 9월 고점(1900달러/온스) 대비 43% 하락했고, 은 가격은 고점대비 약 70% 폭락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금 가격이 1000달러 이하는 물론 극단적 전망의 경우 3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 원자재인 유가도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때 60달러/배럴 수준을 회복했던 유가는 이미 45달러 수준까지 하락했고 추가 하락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와 더불어 경기를 대변하는 구리가격 역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궁극적으로 경기사이클과 높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음을 감안할 때 향후 원자재 가격 흐름 전망은 글로벌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원자재 슈퍼 사이클은 이미 2011년을 전후로 종료되고 약세 사이클로 접어 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관심은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더욱 진행될 지의 여부일 것입니다.
▶ 미 통화정책 전환 및 저물가 지속은 원자재 시장에 악재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올해 3~4분기중 정책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8년만에 맞이 할 미국 통화 정책기조의 전환은 기존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각종 자산시장은 물론 달러화 및 원자재 시장에도 커다란 파장을 유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즉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미국 내 단기 국채 금리는 급등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시중 금리의 상승은 자금 흐름의 변화를 통해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명목금리와 더불어 실질금리 상승은 실물자산인 원자재에 대한 선호를 약화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미 연준이 올해중 한 차례 정도의 정책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중 2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실질금리의 상승세는 이어질 공산이 높습니다. 이는 원자재 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 미국 내 단기 금리 상승은 소위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음도 원자재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달러화와 원자재 가격이 역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원자재 가격의 추가 조정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원자재 수요
원자재 수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경기 불확실성 확대 역시 원자재 시장에는 악재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중국 경기사이클간에 악순환 흐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즉 중국 경기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다시 중국 경기 둔화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현 악순환 국면에서 탈피할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중국 경기상황은 당분간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모멘텀을 상실하고 있고 경기선행지수를 선행하는 리커창지수(신규대출액+전력생산+물동량 증가율)는 둔화세가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중국 경기의 반등 시점이 늦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수출은 물론 내수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면서 생산 및 투자활동에 부담을 줄 공산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내 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 수요 부진은 현 정부의 반부패 분위기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영향을 일정부문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가마저 급락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습니다.
수출 역시 단기적으로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일부 가시화되고 있는 이머징 금융 및 경기불안은 자연히 중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글로벌 자금도 원자재 시장에서 이탈 중
글로벌 자금, 특히 투기적 자금들의 원자재 시장 이탈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사실상 미국 양적완화 종료입니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주춤해지면서 CRB지수, 즉 원자재 가격의 본격적 하락세가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금 수요를 견인하던 ETF의 금 수요는 1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금 가격 역시 추세적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최근 들어 금 ETF에서 자금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여타 원자재 ETF에서도 자금이 동반 이탈 중입니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유동성 위축과 달러화 강세 기조 종료 기대감 등이 금 등 원자재 시장에서 자금 이탈 압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투기적 목적의 유동성 역시 원자재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우선 대표적 원자재관련 통화라 할 수 있는 호주달러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순매도세로 전환된 이후 순매도 규모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추가적 호주달러 약세, 즉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타 원자재의 투기적 거래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유, 금 및 은에 대한 투기적 거래의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으며 금 및 은에 대한 투기적 거래는 순매도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사이클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 구리에 대한 투기적 거래는 이미 2013년 이후 순매도로 전환됐고, 이후 등락을 거듭한 후 최근 다시 순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금은 사실상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를 기점으로 원자재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분위기이며 일련의 원자재에 대한 투기적 거래 흐름을 보면 글로벌 자금이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에 배팅을 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 과잉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는 원유시장
원유시장의 과잉공급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미국-이란간 핵협상 타결 등으로 과잉공급 현상이 더욱 심화될 공산이 높아졌습니다.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 상황을 우선 살펴보면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생산 규모가 올들어 더욱 확대되면서 원유시장 내 과잉공급 상황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비OPEC 국가인 러시아도 원유생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유지와 유가 하락(P)분을 물량(Q)로 상쇄하기 위한 산유국 원유 정책이 과잉공급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점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란산 원유가 본격적으로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될 경우 현 과잉공급 상황은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란 원유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금수 해제 시 이란 원유 생산량은 현 수준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감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지만 가격보다는 물량을 통해 수입을 유지하고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 원유생산 혹은 가격 정책노선을 감안할 때 감산합의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밖에도 미국 내 원유재고 상황과 더불어 셰일 오일을 중심으로 한 원유 생산확대 추세 역시 글로벌 전체의 원유 수급 개선 및 유가 반등을 상당기간 어렵게 할 요인이어서 유가의 추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에 부담, 중국이 변수
하이투자증권 박상현-김진명 연구원은 "이미 추세적 약세사이클에 진입한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추가 조정 흐름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흐름 변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자금의 원자재 시장 이탈 그리고 중국 경기회복 지연 등을 원자재 가격의 추가 조정압력으로 지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머징 경기와 금융시장 불안 흐름 역시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 등으로 인해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에 따른 재정난 때문에 연내에 27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 혹은 이머징 통화의 추가 약세 진행 시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금융불안이 확산될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 가격 하락 흐름으로 한국 및 중국의 수출 경기회복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입니다. 구경제 관련 수출제품의 수출단가 회복 지연과 이머징 수요 둔화는 수출경기의 조기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중국 경기사이클에 부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부진한 원자재 사이클의 반등 전제조건, 즉 꼬여있는 원자재 시장의 실타래를 풀어 줄 수 있는 계기는 역시 중국 경기 반등일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경기 경착륙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 재정확대 등 경기부양책 실시를 통해 경기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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