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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투자 포인트

[자투리경제] 강세장은 계속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술주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2017년 기술주 투자 환경은 한마디로 'High Risk, High Return'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3월, 5월, 6월, 7월 등 장대음봉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지만 지나놓고 보면 결국 전 고점을 넘어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주 외국인들이 5일 연속 주식을 매도한데다 주도주였던 IT 업종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리하는 국가 ETF 가운데 지난주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이 바로 한국이었다. 올해 가장 성과가 좋았던 업종과 국가 ETF의 하락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역시나 일시적 조정인가 아니면 하락 추세 전환의 신호가 될 것인가?

 

그런데 지난주에 모든 가격이 하락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원유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주 금융시장을 정리하면 많이 오른 것은 떨어지고 지지부진했던 자산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지난주 주도주의 하락과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글로벌 증시 및 한국 주식 시장의 상승 추세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 또 IT 업종은 이번 사이클의 주도주로서 시장의 마지막을 함께할 것이라고 본다. 즉 기술주가 꺾이면 시장도 마냥 오르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하반기에도 주식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IT와 시크리컬 업종이 동시에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주식시장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하이일드 스프레드나 ETF의 상대강도는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를 파악하는 가장 유용한 지표 중 하나이다. 과거에도 주식 시장의 변곡점에서 선행 신호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하이일드 상대강도는 상승세로 전환, 올해 초의 고점을 뚫었다. 주춤했던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다시 강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 연준에서 발표하는 금융 스트레스 지수를 살펴보면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지수는 하락할수록 금융 시장의 불안 요인이 적다는 의미이다. 과거 주식시장 고점 시기를 살펴보면 변곡점 이전에 먼저 이 지수가 상승한 바 있다.

 

둘째, 글로벌 경기 확장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미국은 7월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됐다. 또한 EM의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 역시 7월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간 ECRI 선행지수를 보면 2016년에 금융위기 이후의 박스권을 돌파한 후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상승 반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이후 몇 가지 중요한 추세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1) 과도한 재정긴축 부담 완화 2) 달러 약세 전환 3) 고압 경제 정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2016년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경기 확산세가 2017년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 핵심 동력은 미국 소비자들의 디레버리징이 일단락되면서 다시 레버리지를 조금씩 늘리고 이것이 미국 소비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글로벌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양적 통화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즉 연준 자산 규모를 줄이는 정책 전환이 금융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연준 내에서 가장 비둘기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Lael Brainard 연준 이사도 자산 재매입 정책 변경을 조기에 실행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그녀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통 금리 인상보다 자산 재매입 정책 변경이 긴축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지금 연준이 밝히고 있는 계획대로라고 한다면 자산 재매입 정책 변경 효과는 금리 인상에 훨씬 못 미치게 된다.

최근 중앙은행 인사들의 연이은 완화적 발언과 함께 근본적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시중 금리는 연초보다 오히려 하락한 상황이다.

 

넷째, IT 업종 사이클 호황은 여전히 유효하다.1999년 IT 버블 당시를 살펴보면 ISM 제조업지수가 1999년 초에 반등해 그 해 11월에 정점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실제 투자자들은 1월부터 ISM 제조업 지수의 둔화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기술주 버블의 고점이 2000년 3월 이었으므로 ISM 제조업 지수, 즉 IT 경기 사이클 하락이 기술주 버블 붕괴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IT 사이클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미국의 IT 경기를 측정하는 샌프란시스코 테크 펄스 지수를 보면 2015년 이후 IT 경기가 본격적으로 개선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1999년 고점 수준은 물론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에도 아직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이익 전망도 여전히 긍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기술기업들의 이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반도체 가격 등 가격 지표 등도 아직은 고점이라고 판단할만한 징후는 없다.

 

무엇보다 이번 강세 사이클을 주도하는 FANG(Facebook, Amazon, Netflix,Google) 주식들의 독점력 혹은 경제적 해자는 1990년대 기술주와 비교할 때 훨씬 더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네트워크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에서 독점력을 갖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경제의 독점 기업과도 차원이 다른 힘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새로운 형태의 독점 기업들의 최대 리스크는 (주가 측면에서) 강력한 긴축으로 인한 유동성 위축과 규제이다. 아직은 이러한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글: 메리츠종금증권 박중제 연구원>


출처 : 자투리경제 (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