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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책정보

"원화약세, 수출 회복으로 당장 이어지진 않을 것"

 


[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7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 2년래 최고수준인 116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그리스와 중국발 불확실성이 완화되었지만, 미국 경제지표 호조 및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달러화 강세 흐름을 지지하고 있고, 대내적으로 국내 외환당국이 원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역외시장의 기대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및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로 예상되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이전까지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7월 FOMC회의에서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가 재확인될 가능성이 높고, 외환당국의 속도조절 차원의 개입 경계심리 등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원화 약세에도 불구, 글로벌 교역량 감소, 유가 하락 등으로 3분기 중 본격적인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월 중 1110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7월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2년래 최고 수준인 116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로 작용했던 그리스의 구제금융 불확실성 및 중국 증시 급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었지만, 미국 경제 지표 호조 및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달러화 강세 흐름을 지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대내적으로 국내 수출 부진을 초래했던 요인 중 하나인 원화의 상대적 절상 압력을 낮추기 위해 외환당국이 원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역외시장의 기대심리 역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현재 원/달러 환율의 수준이 지난 2013년 6월 taper tantrum 당시 수준(2013년 6월 1163.5원)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9월로 예상되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 이전까지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레벨과 속도인데, 앞서 언급한 2013년 6월의 고점인 1160원대를 상회한다 하더라도 추가적으로 레벨을 높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한 근거로 달러화 강세에 대한 미 연준의 불편한 시각이 7월 FOMC회의를 통해 재확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배경이 한파 및 서부항만사태 이외에도 달러화 강세 여파에 따른 투자 위축, 수출 부진 등에 기인하고 있다
는 점을 감안하면, 미 연준은 금번 7월 FOMC회의 때에도 향후 금리인상 기조가 기계적이지 않고 상당히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FOMC회의를 계기로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완화된다면,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도 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판단한다.

두 번째로는 국내 외환당국의 제한적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즉, 원/달러 환율의 점진적인 상승세는 용인하더라도 단기적으로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의 연저점(1068원) 대비 8.4%, 6월초 대비 5.3%로 각각 상승하는 등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에 저항선을 뚫고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의 속도 조절을 위한 개입 경계심리는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로는 수급상 월말에 가까워질수록 국내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출회되는 한편, 역외시장 참가자들의 차익실현 가능성 등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위에 서술된 요인들로 인해 조정 장세를 연출하더라도 낙폭 역시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국내 내수경기 부진으로 인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쌓이고 있지만, 자본계정을 통해 흑자 규모 이상으로 달러 유출이 발생하고 있고,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하반기 추경 편성에 앞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과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등으로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원화 강세 압력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분기와는 달리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유로존의 경기회복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이전까지는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로 달러화의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낙폭도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우리는 미 연준이 경기 회복을 담보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그 이후의 달러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그간 원화가치의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었던 부분이 소폭 해소됨에 따라 3분기 원/달러 환율이 2분기 대비 레벨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나, 1150~1200원의 범위보다는 1120~1170원 범위 내로 수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ktb투자증권 채현기 연구원은 "이러한 원화 약세로 국내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며 "OECD 경기선행지수와 글로벌 교역량의 동행성을 감안하면, 하반기 미약한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의미있는 교역량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은 "국내 수출단가 측면에서 원화 약세가 반등 흐름에는 일조하겠지만, 최근 유가가 재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단가의 회복 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