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백유진 기자] 연 이틀 위안화 발 쇼크가 국내외 증시를 강타했다.
인민은행은 11일 위안화 환율 결정 방식을 전일 시장의 종가를 반영하는 형태로 변경하겠다는 발표를 했고, 당일 위안화 고시 환율을 전일 대비 +1.86% 상승시켰다. 2005년 위안화 관리변동 환율제가 단행된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던 것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전일 위안화는 재차 +1.62%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단 2거래일 만에 +3.5% 상승했다.
13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인민은행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무역 흑자에 따른 시장 예상과 실제 환율과의 괴리 등을 언급하며 위안화 환율 결정 과정의 시장 지향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굳이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정책 변화를 시도한 실질적인 목적은 경기 부양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상반기 중국의 경제는, 무역,투자, 소비 등 거의 전영역에서 부진한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수출의 경우 6월 수출이 3개월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서며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주 발표된 7월 수출 지표가 전월 및 예상치를 모두 크게 하회하는 -8.3%의 쇼크를 발생시켰다. 이와 같은 무역 지표의 쇼크가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될 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또 다른 카드를 제시할 필요가 발생한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근린 궁핍화를 유발하는 환율 전쟁의 재개, 내수에 대한 위험도가 심각하다 보니 수출에서라도 활로를 찾겠다는 정책의 전환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 환율 정책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통화 및 재정 정책에 더해 외환 정책이 덧붙여진 전방위적인 정책지원의 일환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우리입장에서 호재의 성격이 강한 이벤트인데, 증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 후반 낙폭을 일정 부분 만회하기는 했지만, 전일 KOSPI 는 장 중 1,950pt 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KOSDAQ 은 690pt 에 근접하기도 했다.
부양책의 효과로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확인되는 시점 이전에 몇 가지 우려 사항들이 먼저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존에 추구하고 있던 환율의 안정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책지원에 나설 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 환율 효과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중국대비 수출 경쟁력 저하 등이 이와 관련된 사항들이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중국이 전방위적인 부양책에 나서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시간은 소요된다 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보다 수출 경합도가 높은 원/엔 환율이 바닥을 형성하고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 원/달러 환율이 경험적인 고점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원화와 위안화가 유사한 방향성을 형성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게 되면 수출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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