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이현경 기자] 중국경제가 하반기에 안정화될 수 있다거나 회복될 것으로 볼만한 징후는 여전히 약하다. 중국이 연간 7% 성장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에는 통화정책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통화정책을 구사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중국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높여야 할 시점이다. 통화정책의 약화는 그 자체로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준율 인하 또는 금리인하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은 실패했고, 과잉유동성 문제는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나마 완화적 통화정책이 거둔 성과라면 중국 내 자산(특히 주식)가격이 상승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일텐데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상승한 주가는 이제 금융안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이 통화완화의 힘에 의해서 지탱되었으므로 중국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면 통화완화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하가 통화완화의 한계를 시정하거나 보완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된 선택이라면 지금껏 중국 증시를 부양했던 버팀목은 사라지게 된다. 그 결과로 중국증시는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주변 신흥국 금융시장도 동반 불안해 질 수 있다.
중국 지표 흐름도 통화당국의 추가 통화완화는 제약하는 요인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물가는 상승세에 있고, 부동산 가격은 3개월 연속 전월대비 상승하고 있다. 아직은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생성되기 시작하고 있고, 주식에 이어 부동산가격 마저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중국 통화당국이 추가 통화 완화에 적극적일 이유는 없을 것이다.
향후 위안화의 추가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낮춰야 한다. 중국 발 금융시장 리스크(downside risk)는 향후에도 확대될 여지가 크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수출경기 부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경기에 도움이 된다손치더라도 기대보다는 미흡한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수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수출입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모든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라는 매우 강력한 전제 아래에서만 타당하다. 수출은 통화가치 수준과 더불어 수출품의 세계수요, 교역상대국의 환율 변화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으므로 비록 위안화가 절하되었더라도 다른 조건들이 중국 수출에 비후호적으로 변한다면 중국 수출이 “반드시”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하의 수출증대 효과를 가늠하기 위한 잣대로 중국의 수출경쟁국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의 변화’를 살펴보면,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는 위안화 평가절하 폭만큼 또는 그 이상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꼭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수출 확대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이다.
경제 현실에서 통화가치 하락이 항상 수출확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난 해부터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국가들의 수출 자료만 들춰봐도 이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통화가치 하락이 수출개선에 기여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본유출과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지며 경제에 대한 신뢰마저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도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천억 달러 가량의 외국인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도 다른 신흥국과 비슷한 처지이다. 중국의 평가절하가 수출확대라는 순기능은 최대화되고 자본유출 및 금융불안이라는 역기능이 최소화될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중국수출과 한국수출이 매우 높은 동조성을 보여왔다는 사실에 근거할 때 중국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한국수출도 회복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수출이 증가하더라도 한국수출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글로벌 수요가 정체인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을 비롯한 수출국가의 수출이 감소해야만 이루어 낼 수 있는 성과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경쟁관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중국 수출이 증가하더라도 한국을 비롯한 수출국의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축소시켜 얻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중국수출 증가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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