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경제] DC형 퇴직연금이 근로자에게 유리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운용해야 하나?


 

[자투리경제=백유진 SNS에디터] DB형과 달리 DC형은 운용주체가 근로자 본인이 되기 때문에, DC형 전환 시 근로자가 운용에 따른 위험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DB형에 가입되어 있을 땐, 회사가 알아서 퇴직금을 운용해줄 뿐 아니라, 어차피 근속연수와 평균임금에 근거하여 퇴직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가입자 입장에선 별로 신경 쓸 것들이 없었다.

그러나 DC형으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회사에서 지급된 부담금(기여금)을 근로자 본인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으로 받는 퇴직금이 더 불어날 수도 있고, 손실로 인해 오히려 더 쪼그라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DB형에서 기대수익률 역할을 하는 임금상승률이 대략 4.1%(최근 10년간 임금상승률 평균값 참조) 수준이라 한다면, DC형 가입자들은 운용 시 연 4.1%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개인의 운용역량으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그 정도의 수익을 얻기란 만만치 않다. 사실 근로자 입장에선 DC형보다 DB형이 더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DC형에서는 어떻게 운용을 해야 할까?

DC형에서는 근로자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이 때 운용대상이 되는 상품들은 흔히들 잘 아는 안전한 은행예금부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는 펀드 같은 실적배당 상품 등 다양하다.

보수적인 투자성향의 사람이라면 원금보장이 되는 예금, ELB, 국공채 등을 위주로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이고,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사람이라면 펀드 등을 활용하여 중수익 이상을 추구하려 할 것이다. 투자 및 자산 운용방법에 있어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이상적인 방법은 근로자 연령대에 적합한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퇴직금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근속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연령대의 근로자라면, 퇴직 시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위험부담을 안더라도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안전자산 위주로만 운용하여 임금상승률은 커녕 물가상승률만큼도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퇴직급여의 실질 가치가 낮아져 노후소득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최대한 퇴직금을 불리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반면, 임금피크제에 직면하거나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중•장년층의 근로자라면 전자와는 다른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 일단 이 시기에는 적립금 규모 자체가 커서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변동성을 감내하기 쉽지 않다. 또 은퇴 후에는 들어오는 소득보다 생활비로 나가는 지출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대비하여 이 시기에는 보유자산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즉, 쌓아놓은 퇴직금을 최대한 지키는 것이다.

또 이 시기에는 퇴직금 수령방식에 따라 운용방식을 달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퇴직 후 목돈이 크게 필요하여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고자 한다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고, 노후 대비를 위해 장기간 연금으로 나누어 받고자 한다면 실적배당 상품과 같은 위험자산을 일부 편입할 수도 있다.

정년 60세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향후 기존 DB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DC형 퇴직연금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가 아닌 근로자들은 DC형 퇴직연금으로 인한 많은 과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퇴직금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장기간 쌓아놓은 소중한 퇴직금 자산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DC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해야 한다. 본인의 금융관련 지식, 경험, 운용역량 등을 비추어 부족한 점이 있다면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역량 제고에 힘쓸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시장환경 및 본인의 투자성향, 연령대 등을 고려한 자산배분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기관을 통해 충분한 조언과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민영 연구원>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