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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 투자 포인트] 새로운 약세장이 시작됐다 '상당수 증시 약세장 진입'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글로벌 증시가 순환적 약세장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스닥의 상승 추세 이탈에다 이미 부진했던 그리스 증시가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4년 간의 박스권에 순치된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조정은 강세장에서의 일시 적 반락으로 보기에는 그 강도가 너무 강하다는 것. 주가의 조정 강도로만 보면 2009년 이후 진행됐던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이 일단락되고, 새로운 약세장이 시작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지게 된다.

강세장 조정으로 보기 힘든 글로벌 증시의 조정 강도

전 세계 주식시장의 종합적인 성적표라고 볼 수 있는 MSCI 세계지수(All Countries)는 작년 4월의 고점 대비 17.8%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Bull market correction)으로 보기에는 조정의 강도가 너무 강하다.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은 대체로 10% 내외에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1998년 8월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과 헤지펀드 LTCM 파산 국면의 조정 과정에서 MSCI 세계지수가 23.8%의 조정을 보인 후 곧바로 강세장으로 복귀한 사례가 있고,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국면에서도 20.6%의 급락 이후 세계 증시가 V자형 급등세로 반전된 경우도 있었다.

1998년 급락 직후에는 기술 혁신에 기반한 IT 버블이 강세장 복귀를 이끌었고, 2011년 여름의 급락 직후에는 미국 연준에 이어 ECB(LTRO 실시)와 BOJ(아베노믹스 실시) 등 선진국의 금융완화 정책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주가 반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기 급락을 되돌릴만한 동력이 부족해 보인다. 기술 혁신은 기대하기 힘들고 중국의 매크로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BOJ의 마이너스 금리 발표 이후 오히려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일본 증시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통화정책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실 글로벌 증시가 순환적 약세장(Cyclical bear market)으로 반전됐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는 강세장과 약세장이 반복되기 마련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작년까지 74개월 동안 MSCI 세계지수가 153%나 급등하는 강세장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장기간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웬만한 호재들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부터 나타났던 강세장은 90년대에 나타났던 강세장(114개월, +273%)보다는 약했지만, 2000년대 중반의 강세장(36개월, +123%)보다는 훨씬 강했다. 90년대의 강세장이 대단히 예외적인 케이스였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권 붕괴에 따른 전 세계적 신자유주의 질서의 확립에 IT 버블까지 더해졌던 90년대의 강세장은 통상적인 강세장보다 상승 기간이 훨씬 길었고, 주가도 많이 올랐다.

90년대의 강세장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최장 기간의 강세장이었기에, 일반적 사례로 볼 수는 없다.

국가별 상황은 더욱 심각 - 상당수 증시 약세장 진입

개별 국가의 주가지수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과 한국의 주가지수가 10%대 중반의 조정 강도를 나타내고 있을 뿐, 글로벌 주요 증시들의 조정 강도는 대부분 20%를 넘어섰다.
그나마 미국 증시가 버티고 있고, 2015년까지의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오른 게 없는 한국 증시가 박스권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를 제외한 주요 증시들은 이미 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상징적인 두 주가 지수 - 나스닥 추세 붕괴 조짐, 그리스 신저가 경신

글로벌 성장주 강세를 주도했던 나스닥 시장의 약세도 눈여겨 봐야 한다. 2009년 이후의 강세장에서 나스닥 지수는 조정이 있더라도 대체로 이중바닥형 패턴을 만들면서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조정 과정에서 나스닥 지수는 이중바닥에서 지지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하락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나스닥 강세를 이끌었던 바이오 업종 지수는 고점 대비 37.6%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고, 글로벌 기술주 버블 논란에 휩싸였던 나스닥 Big6 종목들도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스닥과는 다르지만 또다른 측면에서의 상징적인 모습은 그리스 증시의 신저가 경신이다. 가장 뜨거웠던 시장이 나스닥이었다면, 그리스는 2009년 이후의 강세장에서도 가장 골치거리로 작용했던 문제적 시장이었다. 수 차례의 구제금융과 유로존 차원의 방어벽 구축으로 그리스 재정위기는 봉합되는 듯했다. 그렇지만 최근 그리스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2012년 재정위기 국면에서 기록됐던 저점을 하회하고 있다.

박스권에 순치된 시각을 버려야

2009년 이후 진행된 강세장은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증시들의 조정 강도는 강세장 조정의 범주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하락 관성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 기존 박스권의 관성으로 시장을 해석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2011년 이후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KOSPI는 절대 가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 전반이 약세를 나타내더라도 KOSPI의 조정 강도는 약할 것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증시 전반의 약세장 진입이라는 파고를 한국만 피해갈 수는 없다. 덜 떨어지겠지만 하락이라는 방향성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기존 박스권에 순치된 시각으로 보면 1,850p대 내외는 매수 권역이었지만, 글로벌 증시 전반이 약세장에 접어들
었다면 KOSPI의 저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둘째, 투자의 시계(Time horizon)는 짧게 가져가야 한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언제라도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반등은 얕고, 반락은 깊은 것’이 약세장의 주가 운동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세장에서는 추세(Trend)를 사야 되지만, 약세장에서는 일시적인 변동성(Volatility)을 사야 한다. 오랜 시간을 감내할 수 있는 가치 투자자가 아니라면, 단기 매매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KDB대우증권은  김학균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사는 적립식 투자는 시황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며 "시장에 투자하는 장기 적립식 투자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적립식 투자는 약세장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