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투리 생활정보

안전자산 선호현상 후퇴하나

 

 

[자투리경제=이현경 기자] 지난주 채권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하락세를 보였다. 단기물 금리보다 장기물 금리의 하락폭이 커 수익률 곡선은 플래트닝 됐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 내용이 좋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됐으나 피셔 연준 부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9월 인상에 대한 우려의 쏠림이 완화됐다.

여기에 중국 통화당국이 불시에 위안/달러 고시환율을 조정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고, 국내 채권시장은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 채권금리는 급락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고용보고서의 내용은 양호했다. 7월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수준(5.3%)을 유지하고,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변동도 컨센서스와 전월치를 하회했으나 여전히 20만명 위에 있어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예상했던 결과였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지속되는 듯했다.

시장의 심리를 조정한 것은 피셔 연준 부의장의 발언이었다. 10일(현지시각) 그는 고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금리 인상을 시행할 시기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미국의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국내 채권시장이 피셔 부의장의 발언을 모두 반영하기도 전에 중국발(發) 이슈가 국내 시장을 뒤흔들었다. 11일(현지시각)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의 고시 환율을 1.86%, 다음날 1.62%, 그리고 오늘 1.11% 조정(위안화의 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수출 회복을 위한 일회성 조치라 밝혔다.

중국 통화당국의 급작스런 조치로 인해 아시아 금융시장은 일시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주가는 급락했고, 통화가치는 평가절하됐으며,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국내에서도 KOSPI 지수는 2,000을 하향돌파 했고, 원/달러 환율은 3년 10월래 최고치를 갱신했으며, 국고 3년물 금리는 다시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

위안화 절하에 따른 영향은 다음과 같다, 실물 경로 관점에서 위안화 약세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급작스러운 조치라는 점에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중국의 내수 진작 정책의 효력 약화가 경기 둔화 압력으로 작용 등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금융 경로 관점에서는 중국발 환율전쟁으로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기대을 자극시키고 있고,  정책 리스크 증가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 ,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동반 약세 및 달러 강세 강화 등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대부분 국내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신흥국 리스크 증가와 외국인 자본 이탈 우려가 있으나 아직까지 현실화 징후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다음주는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고 3년물 금리는 1.71~1.79% 구간에서, 10년물 금리는 2.25~2.40%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3/10년 스프레드는 소폭 축소, 수익률 곡선은 플래트닝을 예상한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슈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국내금융시장은 변동성이 완화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할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 물가지표가 발표되기 때문에 장기물의 하방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며, 장기물보다 단기물의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 수익률 곡선은 플래트닝될 전망이다.
LIG투자증권 유선웅 연구원은 "중국의 환율 조정 이슈가 당분간 시장을 이끌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며 "환율 조정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지속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정책의 영역이라 전망의 한계가 있으나 추가 조정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중국 정책당국이 최근의 환율 조정을 일시적 조치라 밝혔고, 통화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의도적 조치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등 대중국 압박이 커질 수 있고, 내수 진작과 수출개선 사이에서 정책의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 또 그 동안의 경험상 중국의 부양 정책은 월간 주요 실물지표나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단행됐는데, 이번 조치 역시 12일(현지시각) 부진한 실물지표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이루어진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조정은 그동안 누적된 달러 강세의 미반영분을 한번에 조정한 것이기에 오래 지속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등 등 아시아 통화가치는 급락했으나, 달러인덱스는 오히려 하락했다. 일본은행의 의사록(긍정적 물가 인식에 따른 엔화 약세 압력 하락)과 더불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주 미국에서 발표되는 지표의 컨센서스를 보면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가 개선되나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등 대부분의 물
가지표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로는 개선되나 전월동기 대비로 보면 후퇴한다. 물가지표의 하락으로 기준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이 부각 받을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유했기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외국인의 투매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고점을 넘보는 상황임에도 지난 한달 간의 CRS 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지 않나 싶다. 주식시장에서도 연기금이 KOSPI 1,900대에서 자금을 집행하면서 하단을 받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완화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