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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생활정보

'자국이익' 중심의 위안화, 글로벌 통화로 인정받기엔 요원

 

[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알렉산더 프리드먼 CEO는 이번 칼럼에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안화의 교환성 부족과 통화의 초과 수요에 대해서 원활한 공급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국제금융센터와 준비통화는 외국인에 대한 법적 차별 가능성이 없는 국가에서 생겨났다고 언급하며 중국의 폐쇄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중국의 최근 위안화 절하는 중국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중국의 이번 평가절하는 중국에 유리한 조치였다.따라서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돼 위안화 가치가 상승압력을 받을 때도 이를 제대로 반영할지는 의문이다. 위안화는 글로벌 경제에 효용을 줄 수 있을 때 글로벌 통화로 인정받을 것이다.

16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수 년간 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국제준비통화에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IMF가 SDR(특별인출권)의 가치를 결정짓는 ‘통화 바스켓’ 재검토 준비에 들어가면서 위안화의 준비통화 편입 가능성은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IMF는 최근의 중국 증시 변동이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된다고 해서 진정한 준비통화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DR은 총 중앙은행 준비금의 단 2%밖에 되지 않을뿐더러 통화 바스켓의 중요성 부족으로 인해 통화 구성은 지난 15년 동안 변경된 적이 없다.

최소한 준비통화는 상품거래와 이자지급 같은 경상거래에 사용될 수 있도록 반드시 환전이 원활해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해외직접투자와 같은 자본거래 목적으로도 환전이 원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은행들이 국제수지 요건을 충족시키고, 채무를 상환하고 가끔은 외환 거래에 개입하기 위해 준비통화로 표시된 자산에 대한 유동성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같은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단기 채권시장이 존재하여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중국의 국채 시장은 중앙은행 준비금 관리 목적으로는 너무 규모가 작고, 유동성도 떨어진다.

준비통화를 공급하는 국가는 통화의 교환성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초과 수요에 대해서도 원활한 공급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과연 중국이 이를 수용할 의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설령 위안화가 제약 없이 거래될 수 있다 하더라도 국제준비통화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준비통화라는 지위는 쉽게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화가 진행된 지난 30년 동안 금, 파운드화, 미국 달러화, 단 3개 통화만이 지배적인 역할을 해왔다. 비록 세계 2차 대전 이후 마르크화와 프랑, 엔화가 달러화의 대안으로 지목된 적은 있지만, 그 어떤 통화도 달러화가 국제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속적으로 위협하지는 못했다.

또 국제금융센터와 준비통화는 대부분 법률이 잘 제정돼 있고, 외국인에 대한 법적 차별 가능성이 없는 국가에서 생겨났는데, 중국이 그런 나라들과 비슷한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계속 밟아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가 보여주었듯이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더 프리드먼 GAM 홀딩 CEO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이유로 먼저 위안화의 교환성 부족을 들었다. 경상거래뿐만 아니라 자본거래 목적으로도 교환이 원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풍부한 단기 채권시장이 필요한데, 중국의 국채 시장은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또한, 통화의 초과 수요에 대해서 원활한 공급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국제금융센터와 준비통화는 외국인에 대한 법적 차별 가능성이 없는 국가에서 생겨났다고 언급하며 중국의 폐쇄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2009년 3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의 달러화 중심 기축통화 비판, 4월 원자바오 총리의 국제통화 다원화 주장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몇 년간의 노력으로 국제화와 거리가 멀었던 위안화는 올해 말 IMF SDR(특별인출권) 편입 심사를 앞두고 있다.

11~13일에 나타난 위안화 평가절하와 국제 금융시장 충격을 고려하면 위안화의 국제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듯하다. 위안화 평가절하와 함께 중국 인민은행은 새로운 위안화 고시환율 산출 방법을 전일 시장환율 종가, 외환 수급 상황과 글로벌 주요 통화 환율 변동 폭 등 3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최근 후강통 등 자본시장 개방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완전한 자본 이동, 통화 정책 독립성, 환율 안정’ 등 3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다는 점(trillemma)을 고려하면, 환율 결정 과정에 있어 시장의 역할을 확대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 정동휴-김재홍-김은진 연구원은 "이미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G2 경제 대국이고, 위안화는 세계 5위 결제 통화이며 4위 단기금융상품 표시통화"라려 "그러나 전 세계가 인정하는 통화가 되려면 자국 경제에만 효용을 주는 화폐를 넘어서 글로벌 경제에 큰 효용을 줄 수 있는 화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