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투리 생활정보

위안화 절하, 과연 한번의 이벤트로 그칠 것인가

 

[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7월 중국 수출이 전년대비 8.3% 감소하고 생산자물가지수(PPI)가 6년래 최대 낙폭인 전년대비 -5.4%를 기록함에 따라 지난 주 전격적인 위안화 절하가 단행됐다.


17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 인민은행 부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추가 평가절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 볼 때 신뢰하기 어렵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 하에서 전격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위안화 절하를 염두에 둔 예행 연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은 80년대 들어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가운데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수출 경기 부양책을 폈다. 그리고 수출 증대를 위해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위안화 가치가 낮을수록 수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가 급격히 절상되는 시기였지만, 위안화 절하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전략이었다.
이로 인해 위안화는 ‘80년 달러당 1.45위안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절하돼 ‘94년 8.7위안으로 무려 499%나 절하되었다. ‘94년 1월에 발효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항하기 위해(멕시코에 수출경쟁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94년 1월 1일에는 달러당 5.8위안에서 8.7위안으로 하루 만에 50%나 절하시키기도 했다.


엔고와 위안화 약세 조합은 일본의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하며 일본의 산업공동화를 본격화시킨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94년 1월 중국의 대폭적인 위안화 절하 이후, ‘94년 2월부터 ‘95년 2월까지 Fed가 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3%에서 6%로 1년만에 300bp를 인상한다. 그리고 나서 ‘95년 4월에는 역플라자 합의를 통해 강달러 정책을 펴게 된다. 이러한 위안화 절하와 강달러 조합은 결국 아시아 외환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지난 주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안화 절하에 화들짝 놀란 이유도 과거의 뼈아픈 기억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위안화 절하, 과연 지난 한 주간의 이벤트로 그칠 것인가?

7월 중국의 대EU 수출과 대일 수출이 전년동월비 각각 12.3%와 13.0% 급감했다. 대미 수출도 1.3% 감소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을 위해 인위적으로 유지시켰던 위안화 절상이 수출에 본격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한 주간 4.6%의 위안화 가치 절하로 수출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IMF는 위안화의 SDR 편입을 위해 환율 시장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05년 7월 복수 통화 바스켓 제도에 근거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08년 7월 변동환율제를 포기하고 환율을 달러당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제도 로 복귀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중국 위안화의 절상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10년 6월 환율을 둘러싼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해결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복수 통화 바스켓 관리변동환율제로 회귀했다.

지난 주 인민은행은 은행간 시장 환율 종가와 외환시장 수급 등을 반영해 절하에 나섰는데, 이는 완전한 변동환율제는 아니더라도 시장 메커니즘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즉, 향후 추가적인 달러 강세가 진행된다면 위안화의 절하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인민은행이 ‘94년과 같이 급격한 위안화 절하를 단행하지는 않겠지만, 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시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점진적인 위안화 절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가 단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난 주 움츠려졌던 주식시장도 다소나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낙폭 과대 종목들의 단기 반등을 염두에 둔 접근이 유효할 것이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내 중국기업들과의 경합주 및 중국 수출주, 유커 관련 소비주에 대해서는 하반기 추가적인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달러 및 위안화의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낮은 미디어, 통신, 은행, 보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예금금리 보다 높은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에 대한 접근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개별 종목들 중에서는 2분기 실적 호조와 함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2Q15와 3Q14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