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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경제] 부자들은 요즘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고 있습니다

 국내 가계 자산은 특정자산에 대한 쏠림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실물자산의 높은 비중을 지적할 수 있다.  국내 가계 자산의 73%는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융자산은 단 27%에 불과하다. 전체 자산의 3/4가 실물자산으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고도성장기에 주택구입은 분명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공업화가 진행됐고, 대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필연적으로 지가를 포함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주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80년대를 풍미했던 ‘한지붕 세가족’이란 드라마도 주택이 부족했던 시대적 배경에서 등장했던 것이다.결과적으로 자본이 없던 시절, 서민들에게는 부동산 투자가 부를 축적하고, 신분상승의 기회를 제공하는 쏠쏠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부동산 불패신화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한층 돈을 빌리기 쉬워졌다.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 조치가 나오고,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뜩이나 높은 실물자산 선호는 2015년 들어 한층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혹자는 국내 가계의 높은 부동산 비중을 한국적인 특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에 대한 애착이 크게 때문이다. 여기에 주거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은 가계자산이 균형감 있게 배분된 포트폴리오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실물자산의 유동성 및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측면은 차치하더라도 특정자산에 대한 쏠림으로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리스크가 높아진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다음은 전체 자산 중 27%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보자.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의 자산운용 형태는 보수적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자산 투자 시 선호하는 유형은 은행예금이 가장 높았다. 선호하는 운용방법으로 은행예금을 선택한 비율
이 70%를 넘었다.

 

특기할 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예금 선호는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는 1.5%까지 떨어졌고, 실세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지만 예금에 대한 선호는 꾸준히 증가하며 전년대비 1.9%p 높아졌다. 통상 저금리 환경에서 금리형 상품의 매력도
가 반감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예금위주로 구성된 금융자산은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안정성은 높일 수 있겠지만, 기대수익은 고려하지 않은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자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금융자산을 가진 부자들의 자산운용 방식은 차이가 있을까. 일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을 한국의 부자로 정의했을 때, 한국 부자의 부동산 비중은 52.4%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자산축적 과정이 부동산을 통해서 형성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투자지식이 축적된 부동산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래서 부동산은 여전히 최고의 투자 수단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대상 중 국내 부동산을 1+2순위에 꼽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선호하는 투자 대상에 있어서도 국내 부동산은 기대 수익률보다도 높은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그렇지만 한국 부자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추세적으로 줄면서, 금융자산이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러한 추세는 2012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2016년 자산운용의 방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국내보다 먼저 저성장-저금리를 경험했고, 인구감소와 자산가격 하락으로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던 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먼저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을 살펴보자. 일본에서도 부동산이 폭락한다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장가격의 하락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일본에서는 부동산 비중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데이터가 존재하는 1994년부터 보면, 실물자산 비중은 56.1%에서 2013년 기준 38.4%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구감소 및 노령화로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가격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1~2인가구로의 가족분화와 더불어 편리성이 높고, 보안이나 교통 편의성이 우수한 소형 맨션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이러한 자산구조의 변화 배경에는 부동산이 소유의 개념에서 소비재로의 인식전환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상황은 어떨까. 주택보급율은 100%를 넘어섰고, 인구 보너스 효과를 누리던 시절은 지나갔다. 출산율은 전세계 최하위 수준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목전에 두고 있어 노동력 감소 역시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제가 성숙하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환금성이 떨어지는 자산에 대한 유동화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둘째, 금융자산에서 예금위주의 자산운용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NISA) 등을 통해 자산시장의 점진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노무라증권 역시 3년전부터 포트폴리오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수익구조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주거가치를 제외한 순수한 자산운용 관점에서 본다면 부동산의 매력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은 자산운용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투자 자산의 분산을 통해 균형감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미묘한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산운용을 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물자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려야 한다. 주택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던 80~90년대 상황은 지금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유망한 투자수단이었을지 몰라도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디플레이션 기간 동안 지가는 65.8% 하락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출생률 하락, 인구성장의 정체,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한다면 부동산 투자를 통한 기대수익은 크게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투자환경이 바뀐 만큼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둘째, 금융자산은 예금위주의 자산운용 방식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은 주거래 은행에서 펀드 몇 개 가입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016년은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ISA가 출시되는 등 제반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합리적인 자산전략을 고민하고, 마련하는 작업은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고려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실물자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자산은 예금위주의 안전자산 운용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 ‘분산투자’, ‘장기투자’, ‘적립식 투자’ 등 중요한 투자원칙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복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