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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 국제경제 전망대] 미국계 자금은 잘 버텨주고 있는데…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뮤츄얼펀드 비중이 높은 미국계 자금은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글로벌이머징펀드에서 평균 한국 투자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대만과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빠르게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12월 외국인 매도는 사우디와 중국이 주도

외국인이 34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피가 1840포인트까지 밀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월 2일부터 34일 거래일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12월 순매도를 이끈 주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이었다.

 

유가하락은 원유 수입을 바탕으로 설립된 국부펀드(사우디아라비아, UAE, 노르웨이)에는 리스크 요인이다. 고유가 시절에 복지를 늘린 중동 국가들의 균형재정 유가 수준은 배럴당 52~105달러 수준이다.

국부펀드는 재정 수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재정안정화, 미래 세대를 위한 저축, 외환보유고 운용 등을 위해 설립됐다.
IMF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16년 GDP의 19.4%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SAMA(Saudi Arabian Monetary Authority)는 작년 700억달러의 자금을 위탁운용사로부터 회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부펀드와 펀드 등을 통해 유입세를 보였던 중국계 자금도 12월 589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국계 자금이 일부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을 앞뒀던 작년 여름에는 영국계 자금이 순매도를 늘렸고, 4분기에는 유가하락의 영향을 받은 산유국들이 순매도를 늘렸다.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의 40%를 보유한 미국계 자금은 4달 연속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이머징펀드-파이도 우려보다 줄지 않고, 한국 비중은 늘었다

미국과 룩셈부르크의 자금 중에서는 뮤추얼펀드의 비중이 높다. 뮤추얼펀드 중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유형은 글로벌이머징주식펀드와 아시아(일본제외)주식펀드이다.

미국 FOMC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8월 글로벌이머징펀드에서는 51.4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때 아시아(일본제외)펀드에서는 83억달러가 순유출되었다. 과거 금리 인상 우려 만으로도 순유출 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금리인상 결정 이후 신흥국 관련 펀드에서의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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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C의 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진 후 신흥국관련 주식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하지만 12월의 순유출 규모는 작년 8월의 50~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새로운 이슈가 아니었다.
글로벌이머징펀드의 주간 순유출 규모는 12월 2~3주를 피크로 줄어들고 있다. 아시아(일본제외)주식펀드도 자금 유출 규보가 줄어들었으나 중국의 변동성 확대로 1월부터 순유출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파이가 커졌다. 하반기에는 글로벌이머징펀드 안에서 한국의 투자 비중이 늘면서 펀드의 순유출로 인한 충격이 완화된 측면이 있다.

글로벌이머징펀드 안에서 한국의 평군투자 비중은 2014년 7.5%에서 2015년 9.0%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시기 중국은 17.9%에서 19.7%, 인도는 8.7%에서 9.0%, 대만은 7.0%에서 7.7%로 늘었다. 인도나 대만은 2013년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2015년에는 상대적으로 증가 여력이 있는 한국의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투자비중 증가속도는 인도와 대만에 뒤져

2015년만 놓고 보면 글로벌이머징 펀드 안에서 한국 투자 비중은 다른 국가만큼 늘어났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놓고 보면 마냥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국 투자 비중은 2014년 상반기에 크게 줄어들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은 러시아와 브라질의 투자 비중이 줄어들면서 한국의 투자 비중이 늘어났다.

대만은 APPLE 과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IT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 마잉주 정권이 친중국·친기업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는 꾸준히 이어졌다. 대만은 2015년말 기준으로는 우리나라보다 글로벌이머징펀드에서의 투자 비중이 1.2% 낮으나,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인도는 모디 총리가 친기업·고성장 정책을 이어가면서, 외국인의 투자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했다. 인도는 2010년초 글로벌 이머징 펀드에서 우리나라보다 1.9% 낮게 투자됐으나 이제는 투자 비중이 비슷해졌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hujung.kim@yuantakorea.com)은  "작년에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비중 축소로 한국이 덕을 보았지만 향후 비중 확대를 위해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가 수준이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내려서면서 산유국 국부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뮤츄얼펀드보다 자금 움직임이 빠른 ETF 에서 본격적인 자금 이탈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뮤츄얼펀드가 중심이 된 미국계 자금은 최근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