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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투라이프

[자투리경제] 평일은 시골에서 주말은 도시에서 산다… '5촌2도'

 

 

 

평일에는 교외의 집에서 재택근무하며 생활하고 주말엔 문화와 쇼핑을 즐기기 위해 도시에 나와 지내는 52!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도시의 집에서 지내다 주말은 시골 전원주택에서 보내는 52!

 

두 집 살림은 이제 더 이상 주말부부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새로운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멀티 해비테이션(multi habitation)을 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평일에는 강화도에 있는 세컨드 하우스에서 머무는 김광일 씨 부부는 “52도를 통해 평소 누리지 못한 시골 생활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고 말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를 이미 경험한 설문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57.8%세컨드 하우스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 경치 좋은 곳에서의 휴식 등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들은 아예 삶의 터전을 뿌리째 옮기는 귀농을 원하는 건 아니다. 익숙한 도시의 삶과 완전히 결별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병원이나 문화·여가 생활이 필요한 데에 따른 불편함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도시의 집은 그대로 둔 채 용도에 맞게 제2의 집을 하나 더 마련해 양쪽 집을 오가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도 양평·가평과 더불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인천 강화도다. 강화도 택지분양업체 윤형용 스토리텔링 대표는 최근 4~5년 전부터 세컨드 하우스의 최적지로 강화도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특히 50대 이상의 은퇴를 앞둔 수도권 직장인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 강화도는 두 집 살림에 최적화

 

강화군 양도면 조산리 조산초등학교 인근 마을은 최근 멀티 해비테이션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천국이라는 별명이 붙은 동네다. 너른 남향의 택지에, 앞으로는 마니산 정상이 보이는 풍경, 도심 못지않은 상·하수도 및 전기 시설, 정비된 도로 등 더없이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서울 강서 방면에서 1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지리적인 조건도 단연 매력적이다.

지난해 추석 즈음 이 마을에 집을 구해 52도 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광일(61) 씨는 다른 무엇보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선택해야 편안한 두 집 살림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편히 쉬러 온 시골에서 고생만 하다보면 점점 농촌생활이 짧아지고, 결국엔 도시로 리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풍경이나 건물 외관만 보고 집을 고르는 것도 금물입니다. 그저 품이 덜 들고, 생활비가 적게 들

면서 신경이 덜 쓰이는 튼튼한 집이 최고입니다.”

 

김씨는 두 집 살림을 준비하면서 은퇴 전부터 주말이면 강화도에 내려와 살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달에 걸쳐 강화도를 경험해보니 살기 좋은 동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건에 맞는 집이 있어 찾아가보면 마땅치가 않았다. 겉보기와 달리 단열이 부실하거나, 가까운 곳에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 시설들이 숨어 있기도 했다.

 

집을 구할 때는 재테크 수단을 고르는 것보다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주변 환경은 살아보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어요.”김씨가 강화도 집을 구하는데 든 총 비용은 2억원 정도. 10평 가량의 텃밭이 마련된 건평 30평대 단층 신축주택 가격 치고는 저렴한 편이다. 구입비용은 서울 집을 줄이면서 마련한

목돈에 퇴직금을 더했다. 생활비는 서울에서 지낼 때에 비하면 거의 안드는 편이라고 말한다.

 

70만원씩 난방비를 써도 추운 집이 있거든요. 저희는 기름보일러인데도 30만원이면 거짓말 조금 보태 한여름 온도예요. 남향집에 단열이 잘되어 있어 낮 동안 받은 햇볕 열기가 밤까지 유지됩니다.”

 

# 서울집 줄여 시골집 마련

 

애초 시골에서의 노후생활을 꿈꾸면서도 완전한 귀촌이 아니라 두 집 살림을 계획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두 아들, 그리고 도시의 문화생활과 쇼핑, 친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조산리 마을에는 두 집 살림을 하는 세대가 몇 집 더있었는데, 대부분 이유는 김씨와 비슷했다.

 

멀티 해비테이션의 장점을 묻자 김씨는 마니산 뒤로 저무는 노을을 가리켰다.“아내와 함께 벤치에 앉아 지는 노을을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었다면 소파에 앉아 TV나 보고 있겠지?’하고 말이죠.”

텃밭을 가득 채운 스무 포기는 되어 보이는 속이 꽉 찬 배추도 이유 중 하나다.

 

직접 키운 식재료로 반찬을 만들고, 주변 지인들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단점은 없는지 물었다.

 

저처럼 내려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내를 설득해서 오게 되거든요. 살림도 늘고 집안일이 늘어나니 집안일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 정도가 단점이랄까요. 하하.”

 

서둘러 서울로 출발하라는 김씨의 말에 시간을 보니 어느새 오후 5. “퇴근 시간이면 평소보다 두 배 더 걸린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두집 살림은 은퇴 이후가 좋아요. 아무 때나 다닐수 있잖아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THE 100’ 33, 글 김상호 기자 사진 임익순 기자>

 

[자투리경제=송진오 SNS에디터]



출처 : 자투리경제 (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