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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책정보

그렉시트 보다 우려스러운 '중국 증시'

 

 

[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중국 본토 증시는 정책당국의 유례없는 증시 부양책에도 끝을 알 수 없는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전일 상해종합지수는 장초반 가격제한폭 부근인 8.2%까지 하락하며 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지난 2주간 상해종합지수는 31.5%, 심천종합지수는 39.2%의 가격 조정이 진행됐다.

중국 A주와 홍콩 H주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투자자 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영향도 측면에서 중국 증시의 방향성은 투자심리와 외국인 수급에 중대 변수가 되었다. 국내 시장 참여자는 그리스 보다 중국 증시가 더욱 우려스럽다는 경고음을 쏟아내기도 한다. 본토 증시의 조정의 끝은 어디일까?
시장의 우려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 검증이 필요하다.

장부가치의 접근-과도한 조정

 

9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장부가치(Book value)로 접근한 상해종합지수의 하단은 미국발 금융위기 최저 P/B 1.9배(Trailing 12M)를 적용한 3,520pt라 판단한다.
본토 증시는 외국인, 기관, 개인으로 구성되어 자산 가치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시장은 아니며 개인이 전체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형적 수급 구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미국발 금융위기 구간의 최저 P/B 이하는 Under Valuation으로 접근해야 하는 구간이다.
높은 변동성과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3,500pt 이하에서의 기간조정은 분할매수 대응전략이라는 당사의 기존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다.

증시 부양정책 효과-시장의 동의가 우선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은 금리와 지준율의 동반 인하로 시작해 1) IPO 잠정중단, 2) 자사주/대주주 지분매각 금지, 3) 정부자금 직접 유입과 공적기금의 주식비중 확대라는 유례없는 강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책당국의 시장 대응은 미흡함이 많다. 정부는 증시 부양책 시행 이전에 시장의 기능으로 가격조정 구간을 남겨 두었어야 했다. 신용거래는 확대과정 뿐만 아니라 규제에서도 정확한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해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 시켰다. 현 시점에 시장에 필요한건 보다 강력한 증시 부양책이 아닌 과도한 가격 조정과 가격 메리트 확대에 대한 시장의 동의일 것이다.
다만, 정책자금의 유입은 은행, 에너지, 시크리컬 중심의 대형주와 시장중심(ETF)의 매입으로 진행될 것이라 판단되어 관련 업종의 상대강세가 예상된다.

▶ 신용잔고의 소화-끝나지 않은 우려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한 시장의 해석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는 하락장을 설명할 수 있는 명분이나 뚜렷한 악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 하락의 주된 배경을 급등장에 누적되어온 차익 매물의 일시적 투매 현상으로 보고있다. 이러한 투매 현상은 신용거래 마진콜에 의해 급락장으로 확대되었다.
따라서, 차익매물과 신용거래 소화 과정은 추가 조정의 기간과 낙폭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2주간 상해종합지수는 31.5%, 심천종합 39.2%, 홍콩 H주는 23% 하락했다. 최근 가격조정을 제외한 연초대비 누적 상승률은 상해종합 8.4%, CSI300 3.7%로 차익매물은 상당부분 소화되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심천종합과 ChiNext는 최근 조정을 감안한 연초대비 누적 상승폭은 여전히 33.2%, 60.1%에 달한다. 다만, 중소형 성자주 지수인 ChiNext는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연초대비 누적 상승폭은 60.1%에 달하며 추가적인 매물의 부담감이 존재한다. 시장의 안정은 상해가 아니라 심천 증시가 선행성을 가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강세장의 최대 수급 주체였던 신용거래 잔액이다. 장내 신용거래 잔액은 최대 2.27조위안에서 1.5조위안으로 조정되었지만 장외시장의 규모는 정확한 추산이 힘들다. 시장에서 회자되었던 2.1조위안 가량의 장외 신용은 장내보다 높은 증거금 비율로 현재 절반이상이 소화된 1조위안 남짓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신용잔액은 얼마나 소화되어야 할까?

접근 가능한 Data로 장내 신용거래 추산해 보면 연초대비 추가되었던 1.23조위안의 신용잔고의 61%가 이미 소진되었고 신용거래 증가폭이 가장 높았던 5-6월의 신용잔고는 대부분 소진되었다. 최악의 경우 과거 „13-„14년 평균 신용잔액 수준으로 신용거래 투매 현상이 진행된다면 현 잔액의 62% 가량을 추가 소진해야 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론적으로 향후 2-3주간 1,400여개 거래정지 종목의 반대매매와 신용잔고 소진 현상으로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된다. 다만, 장내 신용거래 잔액이 1조위안을 하회하는 구간이 투매의 변동성 장세가 축소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한국의 사례에서 찾은 교훈

우려스러운 중국 시장에 한국 주식시장이 걸어온 History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1985년부터 끝을 모르고 이어졌던 KOSPI 대세상승장은 1989년 4월 1,015pt를 찍고 같은 해 9월까지 45% 폭락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투자자들의 대규모 집회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989년 12월 <12-12 증시안정화 정책>을 시행하며 대규모 증시 부양책을 발표했다. 동 정책은 1)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주식매입, 2) 증시안정기금을 설립해 금융기관을 통해 차익매물을 소화, 3) 개인 신용거래 확대를 주요 골자로 진행되었다.


개인 수급 확대를 위한 신용융자 확대는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깡통계좌(신용거래 이후 주가하락으로 원금까지 미상환된 계좌)의 반대매매를 조장하며 주가 하락을 확대시키는 악순환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신용거래 확대에서 발생한 깡통계좌 문제를 일괄 반대매매로 해결했고 증시안정기금은 반대매매 물량을 소화하는데 사용되었다. 단기 수급의 불균형으로 시장은 급락했지만 깡통계좌의 정리이후 KOSPI는 큰 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내외 환경에서 분명한 차이는 있지 한국의 <증권안정기금설립>과 <깡통계좌>의 문제는 현재의 중국 증시가 겪고 있는 환경과 상당부분의 유사점이 관찰된다.

▶ 단기 변동성 확대에도 추세를 의심하지 않는 이유

무너진 시장의 심리와 신용거래 매물의 추가 확대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우려스럽게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무너진 시장의 심리와 신용거래 매물의 추가 확대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중국 시장의 우려 요인이다. 하지만 본토 증시의 추세적 강세장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건 중장기적 접근과 조정 구간에서 부각되는 가격 메리트 때문이다.


본토 증시 강세장의 확신은 금융 개혁(직접금융 시장으로 전환)이라는 대전제의 틀안에서 1) 수급의 확장, 2) 금융주의 Re-rating, 3) 매출이 아닌 이익 개선의 확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강세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은 충족된다. 반등폭에 대한 아쉬움은 존재하지만 기업 실적 및 경기 회복 가시화, 선강퉁 시행과 MSCI 지수편입 확정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남아있다.

변동성을 동반한 기간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중장기적 추세에 대한 긍정적시각은 유지되어야 한다. 지난 7월 전략에서 강조하였듯이 현 구간은 Active한 변동성 구간의 관망 혹은 분할매수로의 전략이 필요한 구간이다.
신한금융투자 박석중 수석연구원은 "은행, 증권, 보험, 가전, 자동차, 음식료(백주) 중심의 단기 비중 확대전략은 유효하다"며 "밸류에이션 부담감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개별 성장주(제약, 미디어, 농업)의 저가 매수 가능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증권, 보험, 가전, 자동차, 음식료(백주) 중심의 단기 비중 확대전략은 유효하며, 밸류에이션 부담감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개별 성장주(제약, 미디어, 농업)의 저가 매수 가능 구간"이라며 "한국의 증시 안정기금이 지속적으로 매수한 신세계,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의 우량주는 KOSPI의 조정이 오히려 주가 상승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