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2014년 9월 VN지수가 6년 만에 최고치인 640p를 돌파한 이후 증시의 조정 흐름이 지속됐다. 2015년 상반기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에 기반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상반된 흐름이었다.
VN지수가 부진했던 원인은 대외적으로 중국 증시 강세에 따른 프런티어 시장인 베트남의 상대적 소외,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이다. 대내적으로는 올해 2월부터 시중은행의 주식투자 목적 대출이 정관 자본금의 5%내로 통제되며 개인의 신용 거래가 감소한 점이 있다. 결국 지난 5월 말 VN지수는 연중 최저점인 528.95p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말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한도 상향 조정’이 응우옌 떤 중 수상의 승인을 받으며 VN지수의 반등세를 이끌고 있다. 이에 VN지수는 연초대비 14% 상승한 622.1p(9일 종가기준)를 기록하며 그리스 우려로 위축된 글로벌 증시 중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 외국인 투자자에 빗장여는 베트남 증시
2011년부터 진행해 온 금융권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베트남 정부는 당초 4/4분기로 예정됐던 외국인 투자자 보유 지분에 대한 규정 ‘60/2015/ND-CP’를 앞당겨 승인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은 기존 49%에서 65%로의 확대를 예상했으나 정부 규제 산업을 영위하지 않는 상장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별도 규정이 없다면 100%까지 가능하다(은행업종은 기존 30% 제한 유지, 증권 ∙ 보험업종은 별도 조건 충족시 100% 가능). 두달에 걸쳐 세부 수칙이 마련된다면 올해 9월 1일부터 새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1)EU와의 FTA,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등의 체결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증시 개방 요구와 2)국영기업의 성공적인 IPO와 Listing, 3)2016년 파생상품 시장 개설을 앞두고 증시 선진화 가속, 4)MSCI 신흥국 지수 편입 등을 위해 앞당겨 시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 지분 한도가 완화됐을 때 베트남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2000년 7월 주식시장이 처음 개장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 지분한도는 20%였다. 이후 2003년 30%, 2005년 10월 49%(은행업종은 30%)로 점차 그 한도를 완화해오며 현재 49%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의 WTO 가입과 호치민거래소 상장기업 수가 100개를 돌파한 2006년을 증시의 원년으로 평가하고 있기에 이번 외국인 투자 지분 완화 효과를 2005년 말 ~ 2006년 초 증시의 흐름과 비교해볼 수 있다.
2005년 10월 종가 VN지수를 ‘T=100’으로 둔다면 시행 후 3개월은 그 상승폭이 미미하지만 6개월 후 93.7% 상승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 또한 2005년 10월~12월 800만달러에서 2006년 1월~3월 약 6000만달러로 외국인 투자금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리고 2005년 10월 전후 신흥국가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순매수 비중 추이를 본다면 베트남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신흥시장 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외국인 투자자 지분 한도 완화 이후 증가한 것이다.
이후 2006년 상장기업 수의 증가와 제2의 중국 펀드로 베트남 펀드가 주목받으며 VN지수는 2007년 10월 역사적 최고점인 1,170.68p를 기록했다. 이번 규제 완화도 2005년 사례와 같이 단기적으로 지수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완만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계획투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GDP성장률은 6.2%로 예상치를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7년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흥국가 중에서도 베트남만 6%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글로벌 IT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적극적인 FDI 유치 정책이 있는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경공업 위주의 산업에서 IT제조업으로 산업의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물가상승률은 유가와 상품 가격 하락으로 정부 통제 목표치(5% YoY)내에 머물고 있다.
동화/달러 환율 역시 변동관리환율제로 중앙은행 통제 하에 있어 글로벌 강달러 기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거시 경제의 견조한 흐름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나아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증시의 성장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헬스케어에 주목
그렇다면 증시 개방시 주목해야 할 업종은 무엇일까? 2011년부터 업종별 주가의 추이와 외국인 보유 비중의 상관계수를 살펴보자. 유틸리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늘어날수록 업종별 주가도 상승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 매수가 해당 업종의 주가 상승을 지지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 중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현재 한도인 49%에 다다른 종목이 다수 존재한다.
베트남은 ASEAN 10개국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 가장 많은 인구 수(2014년 기준 9,300만명)와 전체 인구의 70%가 소비가 왕성한 30대 이하로 성장하는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인구 구조와 1인당 소득 증가 추세 역시 경기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의 중장기적 성장을 지지한다.
신한금융투자 이승준-이소연 연구원은 "경기소비재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VN지수의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업종의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베트남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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