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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경제] 글로벌 금융시장서 평균 4.1년에 한번씩 '블랙스완' 출현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블랙스완은 금융시장의 예기치 못한 리스크를 말한다.
블랙스완(black swan)은 시장 참여자들이 발생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이벤트를 의미한다. 블랙스완은 정규분포 상의 테일 리스크(tail risk)와 비슷한 개념이다. 극히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별다른 대비 없이 노출돼 충격파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양 자의 개념은 비슷하다.

블랙스완이라는 개념은 월가의 투자분석가인 나심 탈레브(Nassim N. Taleb)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발간한 동명의 저서 ‘블랙스완’을 통해 대중화됐다. 이 책에서 나심 탈레브는 금융시장의 블랙스완은 투자자들의 일반적 통념보다 자주 발생했고, 이런 이례적 위험에 대한 상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심 탈레브의 주장처럼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블랙스완으로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명칭을 붙이건 간에 금융시장에서 주기적인 패닉이 발생했던 것은 사실이다.

달러의 금태환 중단을 선언한 닉슨 대통령의 선언(브레튼우즈 체제 붕괴)에서부터 2011년 여름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던 많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이벤트들은 평균 4.1년에 한번씩 출현했다. 4년에 한번 정도는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쇼크가 발생했던 셈이다. 이는 자산버블의 형성과 붕괴를 의미하는 ‘붐앤버스트(boom&bust)’가 4년 주기로 발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에 경험했던 2000년 전후의 IT주식 버블, 2006년 전후의 미국 주택 버블, 2011년 전후의 신흥국 버블 등의 주기를 보면 비슷한 결론이 도출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2016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시기이다. 크게 보면 2011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국면에서의 변동성 증폭 이후 비교적 무탈하게 4년 여가 지났기 때문이다. 2011년 이후의 안정화 시기에 미국 증시의 변동성은 90년대 중반 IT 혁명이 주도했던 미국 경제 황금기와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이 만든 저금리와 중국의 고성장이 겹쳐졌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리스크가 크고, 에너지와 소재 섹터에 속하는 기업들의 리스크가 크다.
버블의 붕괴는 직전의 경기 확장 국면에서 가장 과잉이 컸던 분야에서 현실화된다. 신흥국의 기업과 가계는 2009년 이후의 양적완화 국면에서 레버리지를 높였다. 최근 7년 동안 선진국의 가계 부채는 연평균 0.4% 감소한 반면 신흥국은 연평균 13.2%나 급증했다.

기업부채 역시 신흥국의 증가 속도는 연평균 15.3%에 달했다. 이미 신흥국 자산 가격은 2011년 이후 4년째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급자의 축소라는 구조조정은 본격화되지 않았다.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 공급을 줄여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흥국 자산 가격은 추세적 하락의 8부 능선쯤에 와 있다고 보지만 한계 기업의 퇴출과 마지막 ‘패닉 셀링’이라는 통과의례가 남아있다.

2016년 초 KOSPI는 1900p선을 크게 이탈하지 않으며 그래도 버티고 있다. 작년 연말 대비 3%를 조금 넘는 조정 강도는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양호한 축에 속한다. 수년 동안 박스권에서 머물면서 오른 게 없으니 조정도 마일드하게 받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블랙스완은 직전까지 나타났던 활황의 반작용이다. 성장에 대한 낙관과 위험에 대한 경시가 ‘검은 백조’를 불러온다.

다만 KOSPI도 지난 수년 간 경험했던 것보다는 변동성을 높게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과매도와 오버슈팅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2011년 하반기 이후 KOSPI는 1,850~2,050p의 범위에서 움직여 왔다. 연중 고가와 저가의 차이는 300p 안팎에 불과했다. 이런 낮은 변동성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대단히 예외적인 변동성이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해외 증시 대비 KOSPI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고, 급락에 따른 단기 반등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짧은 매매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증시 전반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KOSPI의 변동성도 어떤식으로든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