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틈새 투자-재테크

중국 돼지 가격과 중국 경제의 상관관계

 

 

[자투리경제=박영석 기자] 최근 중국 언론에서 돼지 고기 가격이 경제 전반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들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단순한 식재료인 돼지 고기 가격이 왜 이처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최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부동산, 주식시장, 나아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언뜻 보면 이해가 쉽게 되지 않지만, 돼지고기 가격이 중국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부터 짚어 볼 필요가 있다.

3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물가 지수 가운데 식료품 가격은 31.8%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 항목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식료품 가격 변화에 물가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돼지고기 혹은 육류 단일 항목의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현지 언론이나 연구 자료 중에는 이 중 1/3 가량이 돼지고기라는 언급도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CPI 에서 차지하는 식료품 항목의 비중이 13.9%, 미국이 15.3%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민감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중국은 전세계적으로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OECD 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중 중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29.2Kg 의 돼지고기를 소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전세계 최고 수준의 돼지고기 소비량을 보여주고 있다. 즉, 돼지 고기 가격은 중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의 급등은 물가의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이는 현재 지준율 인하,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통화정책을 통해 전면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중국 통화 당국의 경기 부양능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실제로 과거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경험이 있었다. 2007년 당시 중국에는 ‘청이병(돼지 생식기 호흡기증후군, PRRS)’이라는 돼지 전염병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약 4500만 마리의 돼지가 죽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육 두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말 당시 36개 주요 도시 평균 7~8위안(500g 당)선에서 거래되던 돼지고기 소매 가격은 2007년 말 14위안 수준으로 80% 가까이 급등했다. 100% 이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와 함께 나타난 CPI 의 급등은 중국 통화당국의 빠른 통화 긴축 정책 전환을 유발했고 결과적으로 2008년의 상해종합지수 급락의 단초 중 하나가 됐다.

 

유안타증권 조병현-민병규 연구원은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국제 옥수수 가격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며 "약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제 옥수수 가격이 돼지고기 가격에 전이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돼지고기의 사료로 옥수수가 많이 이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나타난 데에는 엘니뇨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급등세를 보였던 옥수수 가격도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행히 최근 옥수수 가격이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가격의 상승요인 중 한가지는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