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틈새 투자-재테크

[자투리경제]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의 강세


 

[자투리경제=백유진 기자] 지난 주 글로벌 증시는 MSCI 전세계 지수 기준 +4.4% 상승했다.

각국 대표 증시 수익률을 보면 러시아의 RTS 지수가 +15% 이상 급등했는데, 이것은 러시아 RTS 지수가 MSCI 전세계 지수를 구성하는 46개국의 대표지수(한국 KOSPI, 일본 Nikkei, 독일 DAX등) 중 유일하게 미국 달러로 표시되는 증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자국 통화 지수인 MICEX 지수의 수익률은 +7.2%로 이보다 낮았다.

달러 지수 기준 러시아 증시의 강세에 주목하는 것은 이것이 신흥국 통화의 강도(강세)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신흥국 통화 가치는 주간 +2.4% 상승해, 201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신흥국 증시 성적을 미국 달러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수 상승과 통화가 강세가 동반되면서 두 자리대 상승률을 보인 신흥 국가들을 다수 확인 할 수 있다.

13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주간 글로벌 증시 성적을 섹터별로 살펴보면 에너지(+10.3%)와 소재(+9.4%)가 돋보이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 약세에 힘입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결재수단인 미국 달러 가치와 반대의 방향성 보유)했기 때문인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유, 산업금속 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WTI 유가의 주간 수익률은 +9.0%, LME 산업금속 지수는 +4.4%, 금 가격은 +1.7%를 기록했다.
지난 주 달러 지수 기준 두 자리대 증시 상승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최대 제련 주석, 보크사이트 수출국), 러시아(세계 최대 알루미늄 수출, 주요 원유 수출국), 콜롬비아(주요 커피 수출국), 말레이시아(주요 주석, 고무 수출국), 브라질(주요 원유, 옥수수, 대두 수출국)들은 원자재 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즉 통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모두 우호적인 방향으로 작용한 국가들인데, 이는 결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과 달러 가치 변화가 원자재 가격과 신흥국 통화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면서 여전히 금융시장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 주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글로벌 증시 흐름과 다르지 않았다. MSCI Korea Index는 달러 기준 +4.1% 상승(KOSPI 는 +2.5%)했는데, 에너지 섹터가 +10.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이외 삼성전자 실적 호조라는 개별 이슈가 있었던 IT(+10.0%)를 제외하면 소재 섹터의 수익률(+5.3%)이 높았다.

신흥국 통화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나타난 배경은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14.2만명)이 전월수치(17.3만명)와 컨센서스(20.0만명)를 크게 하회하면서 10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9월 이후 약 한달 만에 이루어지는 10월 FOMC(10월 29일)에서 연준이 금리 정책을 변경 할 만큼 개선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9월 PMI 나 경기 서프라이즈지수(Economic Surprise Index)로 확인되는 경기 현황은 당시보다 둔화되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9월 FOMC 를 통해 연준의 정책 고려 대상으로 확인 된 중국도 마찬가지다.

PCE 물가 측면에서도 유가의 기저효과는 올해 10월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8월 1.3%, 연준 목표 2.0%)는 이러한 유가의 기저 효과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10일 FOMC 에서 기준금리가 인상 될 가능성은 사
실상 배제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이러한 매크로 측면에서의 변화(기준금리 인상 시점 지연 가능성, 달러 강세)가 신흥국 증시와 원자재 섹터(에너지, 소재)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인데, 지난 금요일 발표 된 9월 FOMC 회의록과 연준 위원의 발언을 참고하면,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주 금요일 발표 된 9월 FOMC 회의록에서 낮은 수준의 물가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원인으로 지목되었는데, 해당 경제지표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연준이 ‘합리적 확신’을 갖거나, 위원들의 ‘신중함’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G30 세미나(11일)에서 피셔 부총재가 “연준 의원들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예상(expectation)일 뿐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not commitment)"라고 언급함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신흥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는 외국인 수급에 있다. 지난 주 신흥국의 외국인 순매수 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등 주요 7개 국가에서 모두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9월 마지막 주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도 10주만에 투자자금이 순유입 됐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연구원은 "결국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결정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우려는 당분간 완화 된 현 상태가 지속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이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 신흥국 통화와 원자재 가격 강세, 신흥국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수급 변화 조짐을 참고하면, 대형주와 원자재 섹터(에너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증시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출처 : 자투리경제(http://www.jaturi.kr)